머릿속이 더욱 어지럽다 어둠이 무겁게 내려앉은

Posted by 토이맨
2016. 7. 23. 20:43 카테고리 없음

 

 

 

 

 

 

 

머릿속이 더욱 어지럽다 어둠이 무겁게 내려앉은

 

 

 

 

 

 

 

 

 

 그 골목길을 다시 걸어간다. 그런데 그 어둠의 무게는 어제와 다르다. 이상하게 가벼워 보인다. 어제와 같은 시간에 똑같은 곳인데도 마치 다른 장소처럼 느껴진다. PC방주인의 말 때문일까?

집에 거의 가까이 왔을 때 쯤, 그림자 하나가 나의 집 앞에 있는 것이 보인다. 아마도 어떤 녀석이 술에 취해서 이리저리 비틀거리다가 엎어진 곳이 내 집 앞인가 보다. 가까이서 보니 술 취한 녀석은 아닌 것 같다. 남자는 쪼그리고 앉아서 무릎사이로 얼굴을 묻고 있다.

 

 

 

 

잠이 든 모양이다. 깔끔한 정장 차림으로 봐서 꽤나 규모 있는 회사에 다니는 직장인처럼 보인다. 떠돌아다니는 노숙자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많고 많은 집중에서 왜 내 집 앞에서 쪼그려서 잠을 자고 있는 건지 모를 일이다.

저기. 아저씨. 일어나세요.”

 

 

 

 

나는 취기 때문에 정신없이 잠들어 있는 사람을 깨우고 싶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다. 그 남자가 문을 막아서고 있었기 때문에 깨우지 않으면 내가 안으로 들어 갈 수 없는 상황이다. 나는 그를 계속해서 흔들어 깨운다. 그 남자는 내 목소리에 놀라며 깨어난다. 그리고 나는 그 남자의 모습을 자세히 본다. 달빛도 가로등 불빛도 없는 어둠 속이지만 나는 그 남자를 알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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