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늘 정답을 알려주지 않고 빙빙 돌려서 애기했다

Posted by 토이맨
2016. 8. 3. 14:17 카테고리 없음

 

 

 

 

 

 

 

그녀는 늘 정답을 알려주지 않고 빙빙 돌려서 얘기했다

 

 

 

 

 

그러면서 하루에 문자는 엄청나게 보내면서 꼭 엄마들이 자식에게 하는 것처럼 나를 간섭했다. 일일이 답변하기가 귀찮을 정도였다. 그리고 그녀는 사소한 일들에 자주 서운해 했다. 특히 내가 친구들과 늦게 까지 놀고 있을 때 더 그랬다. 그럴 때면 나는 어떻게 해줘야 할지 몰라서 그저 미안하다고만 했다.

 

 

 

 

 

마치 작년에 헤어진 여자를 다시 만나고 있는 것 같았다. 제발 내가 알던 그녀로 돌아와 달라고 속으로 빌었다. 아무도 사귀지 않을 때는 외로워서 늘 둘이었음 하고 바랐지만, 다시 둘이 되니까 정말이지 혼자만의 시간이 간절했다.

지난 주 일요일 정오쯤이었나, 그날만은 정말 여자친구가 없는 사람처럼 지내고 싶었다. 일주일 전에 도서관에서 빌려와서 반도 못 읽은 책도 마저 읽고 싶었고, 혼자 방에 누워서 텔레비전에서 해주는 영화를 보고 싶기도 했다.

 

 

 

 

 

그러다 밤에 친구들이 부르면 아무렇게나 입고 집 근처에서 삼겹살과 소주를 먹으며, 밤새도록 이야길 하면 정말 좋을 것 같았다. 나는 그 평범한 주말 계획을 실행하기 위해 휴대폰의 전원을 꺼버렸다.

엄마는 화장대 앞에 앉아서 작은 손거울을 들고 속눈썹에 마스카라를 칠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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