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안 닫고 들어왔었지 그나저나

Posted by 토이맨
2016. 5. 9. 23:14 카테고리 없음

 

 

 

 

 

 

 

아 안 닫고 들어왔었지 그나저나

 

 

 

 

 

 

 

 

 

이거 실례되는 행동을 했네.’

김해명은 방을 나서며 고개를 숙였다.

"죄송합니다. 민박을 구하려고 ."

그런데 대답이 들려오지 않았다. 그는 주인이 듣지 못했나 싶어 고개를 숙인 채로 다시 한 번 말했다.

죄송합니다. 문이 열려 있길 레 민박을 구하려고 들어왔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대답이 없었다. 기분이 살짝 언짢아짐을 느끼며 그는 고개를 들었는데 검정색 우산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는 여자의 모습이 보였다. 그는 여자가 입은 기모노가 우산과 굉장히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면서 여자에게 다가갔다.

"저기아가씨. "

 

 

 

 

김해명이 여자와 대화를 나누기에 적당한 거리에 다다랐다고 생각하고 멈추었을 때쯤에야 여자가 입을 열었다.

"오랜만이네. "

? 날 아는 사람인가? 그럴 리가 없는데. 난 이곳에 처음인걸.’

그러다 우산을 접고 있는 여자의 얼굴과 마주한 그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꽤 낯이 익었다.

"어디서 만난 적이 있던가요? 왠지 본 적이 있는 것 같네요. "

여자가 우산을 뒤로 접으며 싱긋 웃었다. 올라간 입 꼬리와 조금 내려간 눈 꼬리가 꽤 강한 기억으로 여자가 남아있어 그는 미간을 모아 생각했다가, 그러다 순간 얼어버리고 말았다.

 

 

 

 

 

 

 

",,당신이 왜 ! "

그의 다급한 외침에 여자의 미소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무표정한 여자의 얼굴에 그의 두 눈이 파르르 떨렸다. 뭐라 말할 듯 입술을 달싹 거렸지만 그는 결국 외침 이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때 여자가 다시 입을 열었다.

"오랜만이지. 그동안 잘 지냈나 몰라. "

맑았던 하늘에서 거짓말처럼 장대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자신에게 다가오는 여자를 바라보며 뒷걸음치는 그의 눈동자는 하얗게 변해갔다. 여자는 그런 김해명을 보며 어린아이처럼 까르르 웃었다.

, 정말 운이 좋구나. 나 방금 또 한명 죽이고 오는 길인데.”

순간 김해명의 머릿속으로 3년 전쯤의 기억이 주마등처럼 뇌를 훑고 지나갔다. 그 중에서도 특히 여자의 말이 남았다. 그가 그 말을 떠올리는 순간 여자는 다시 예전에 그에게 했던 말을 되풀이했다.

게시글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