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근처에 있는 정수기공장에서 공장장으로 일하게 됐습니다.

Posted by 토이맨
2016. 5. 10. 22:06 카테고리 없음

 

 

 

 

 

 

 

 

 

요 근처에 있는 정수기공장에서 공장장으로 일하게 됐습니다.

 

 

 

 

 

 

 

 

 

 

 

 

, 그 공장. 새로 부임하셨나봐요?"

"

여기 얼마나 있으세요?"

잘 모르겠네요, 얼마나 있을지......"

가족이랑 떨어져 있으려니 외로우시겠어요."

회사엔 얼마나 있으셨어요?"

군대 다녀오고 얼마 안 있어 공장에 들어갔으니, 23년 정도 됐네요."

, 정수기에 대해서는 빠삭하시겠네요. 한 직장에 그렇게 오래 계시다니, 대단하세요."

저만 그런게 아니라, 제 나이 때 혹은 더 나이든 사람들 때는 거의 다 그렇죠."

 

 

 

 

 

 

 

 

여기 온지는 얼마나 되셨어요?"

, 사실은 오늘 왔습니다. 오후 2시쯤에 도착해서 아직 하루도 안 지난 셈이죠."

"묵을 집은 구하셨어요?"

, 이 근처 민박집에요."

혹시 할머니가 하시는 민박집, 거기 계세요?"

"

어머, 제 미용실이랑 가깝네요. , 그래서 머리 자르러 오셨구나."

그 여자는 쉴새없이 질문을 쏟아내었다. 그는 여자와 단둘이 술을 마시는 것에 익숙하지 않아서 불편할 만도 하건만, 어쩐지 수다스러운 그 여자가 성가시지 않았다.

가족은 어떻게 되세요?"

아내하고, 대학에 다니는 큰딸, 고등학생인 작은 딸, 초등학생인 막내아들, 이렇게 다섯 식굽니다."

, 부모님은 계세요?"

, 고향이 고창이라 두 분이 거기 사세요.”

그가 술잔을 비웠다. 그러면서 문득, ‘내가 왜 이런 얘기를 처음 본 여자 앞에서 하고 있는 건가' 하고 의아해했다. 손목시계를 보니, 시간이 벌써 1150분을 넘기고 있었다.

 

 

 

 

 

 

밤이 늦었는데, 집에 들어가 봐야 하지 않습니까?"

기다릴 가족도 없는데요, ."

그가 눈을 깜박이고 여자를 보았다.

여자가 무안한 듯, 웃으며 말했다.

제가 너무 말을 많이 해서 성가시게 한 것 같네요. 오랜만에 이야기하고 싶은 상대를 만나서 기분이 들떴나봐요. 오늘이 제 생일인데, 아저씨 덕분에 좀 덜 청승맞게 보낸 것 같아요."

, 오늘이 생일이세요?"

누가 생일이라고 하면 보통 축하한다는 말을 해야 하지만, 그는 좀 난처했다. ‘생일날 혼자 술을 마시다니, 젊은 사람이 어쩌다 이렇게 외로운 처지가 되었나.’ 하는 생각에 한참이나 동정하는 표정을 지었는지도 몰랐다. 그런 시선이 그녀는 별로 달갑지 않았던 걸까.

전 이제 그만 가볼게요. 오늘 고마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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