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책을 읽는 동안은 마음에

Posted by 토이맨
2016. 5. 17. 08:32 카테고리 없음

 

 

 

 

 

 

 

 

그런 책을 읽는 동안은 마음에

 

 

 

 

 

 

 

위안이 되기도 하겠지만, 정작 나에게 필요한 것은 열권의 책보다도 한 명의 친구였다. 선희와의 관계를 회복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선희의 바뀐 전화번호를 모르는데다 별님이의 전화번호까지 지워버렸으니 선희와 연락할 길이 없었다.

 

나는 무작정 대한적십자사 T시 지부를 찾아 갔다. 그곳에서 어쩌면 선희를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르고, 적어도 선희가 봉사활동하는 곳이 어딘지 알아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나는 건물 현관에서 재가복지센터 담당 직원인 명인자 씨와 마주쳤다.

이경씨 아니에요?”

 

 

 

 

 

안녕하세요. 그동안 잘 지내셨어요?”

이경씨, 너무 오랜만이에요.”

명인자 씨는 내 손을 잡고 환하게 웃었다.

올해 들어 처음 보는 것 같네. , 그동안 얼굴을 안 보였어요?”

나는 이상하게도 막상 처음부터 선희 이야기를 꺼내려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 다시 봉사활동을 하고 싶어서요.”

명인자씨는 엉뚱한 대답을 들었다는 듯이 눈썹을 약간 찡그렸으나 이윽고 다시 자애로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경 씨한테 부탁하고 싶은 일이 있어요.”

나는 명인자 씨에게서 수진이라는 스무 살짜리 여자애의 이야기를 들었다. 수진이의 사연은 이런 것이었다.

 

 

 

 

 

수진이의 부모는 동네에서 구멍가게를 하면서 생계를 유지해 나갔다. 그런데 수진이가 7살 때 생활고에 시달리는 것을 견디다 못한 수진이 어머니가 집을 나가자, 수진이 아버지도 할머니에게 어린 수진이를 맡긴 채 소식을 끊어버렸다. 할머니마저도 돌아가시고부터 수진이는 고아원에서 지내다가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고아원을 나와 혼자 살았다. 그런데 두 달 전쯤 새벽에 자전거를 타고 우유배달을 갔던 수진이는 모퉁이를 돌던 차를 미처 피하지 못해 교통사고를 당하고 말았다. 그 사고로 수진이는 척추 신경을 다치는 바람에 다리에 보조기를 낀 채 재활센터에서 지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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