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는 싸이월드 안해요

Posted by 토이맨
2016. 5. 28. 12:08 카테고리 없음

 

 

 

 

 

 

 

선배는 싸이월드 안해요

 

 

 

 

 

 

. 예전엔 했는데 지금은 닫았어.”

나도 대학에 입학했을 때 싸이월드라는 미니홈페이지를 만들었었다. 동기들에게 일촌신청도 하고, 도토리를 사서 스킨도 꾸미며 방명록을 돌아다니면서 인사도 남기곤 했다. 군대에 가고 나서 한동안 접속을 안했었는데 지금은 어떻게 되어있을지 궁금해 졌지만, 이내 신경쓰지 않기로 했다. 어차피 지금은 아는 친구도 거의 없으니 말이다.

, 그럼 핸드폰 번호 알려 드릴께요. 오늘처럼 과 행사에도 자주 오세요.”

내 핸드폰을 가져가 번호를 누른다. 입대 전에 쓰던 구형 핸드폰이 부끄럽다는 생각을 하면서 괜시리 시선을 피해 호프집 입구를 쳐다보았다.

 

 

 

 

그때였다. 누군가의 목소리에 정신없이 떠들어 대던 아이들이 모두 우우 하는 야유를 보낸다. 호프집 문을 열고 막 들어선 사람의 낯이 익다. 분명 같은 학번이었지. 강정우라고 썩 친하진 않고 그저 얼굴만 아는 사이다. 나를 보고 잠깐 고개를 갸웃하더니 이내 생각났다는 표정을 지으며 인사를 건넨다.

, 상현이구나? 복학했나보네.”

. 오랜만이다.”

짜식, 와놓고 연락도 안하고. 아무튼 반갑다. 자주 좀 보자.”

 

 

 

 

 

예의상 하는 말 인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나도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이래서 어색한 사이인 사람을 만나는 게 귀찮다. 정우는 내 어깨를 툭 치더니 희재의 손을 잡는다.

왜 여기 있어. 부회장 쓸쓸하겠다.”

돌아다니면서 얘기하고 있었어. 선배, 그럼 다음에 봐요.”

희재가 손을 흔들며 다른 테이블로 옮겨간다. 좀 더 이야기했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하며 아쉽게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는데 갑자기 뒤를 돌아본 정우와 눈이 마주쳐서 나는 재빨리 고개를 돌려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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