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만의 가뭄 사람들은 그 해의 사건을

Posted by 토이맨
2016. 6. 2. 18:39 카테고리 없음

 

 

 

 

 

 

100년만의 가뭄 사람들은 그 해의 사건을

 

 

 

 

 

 

 

이렇게 불렀다. 메스컴에선 100년만의 가뭄이라느니 대재앙이라느니 하는 자극적인 말로 연일 보도를 해댔다. 그리고 가뭄에 거북이 등처럼 갈라진 논과 바닥을 드러낸 강을 보여주며 얼마나 심각한 사태인가를 강조했다. 가뭄, 그것은 날씨와 직접적인 관계를 가지고 살아가는 농민들에게 가정먼저, 그리고 가장 큰 피해를 강요했다. 그러나 가뭄은 평상시에는 일어날리 없는 기묘한 일들도 가끔 일어나게 만들었다.

철수가 사는 마을은 흔히 말하는 깡촌이다. 대대로 농사지어 먹고 살아온, 달리말해 농사 말고는 딱히 수입이 생길만한 일이 없는 시골마을이다. 철수네 마을도 가뭄으로 인해 비상이 걸렸다. 마을의 저수지는 말라버렸지만 다행히도 몇해전 수로공사를 끝낸 강은 수심이 깊어져 어느정도 물이 남아있었다. 사람들은 펌프를 동원하여 강에서 물을 퍼다 말라버린 논과 밭에 뿌렸다.

 

 

 

 

 

 

그날도 철수 부모님은 어린 철수를 데리고 논에 물을 대기위해 나갔다. 철수네 논은 강 바로옆에 붙어있어 물을 대기가 용이한 곳이었다. 곧 철수아버지가 펌프를 동원하여 물을 끌어다 논에 대기 시작했고 어머니가 그 옆에서 도왔다. 어린 철수가 할 수 있는 일이야 당연히 없었다. 한참 바쁘게 일하는 부모님을 멍하니 바라보다 지겨워진 철수는 곧 재밌는 장난꺼리를 찾아냈다. 바로 배수로의 구멍이다. 보통 논에는 물을 빼기위한 배수로가 있는데 철수네 논은 주변이 밭으로 둘러쌓인데다 지대도 낮아 물길을 내지 못한다. 그래서 생긴게 지금 철수가 찾아낸 지하배수로다. 묘하게도 철수네 마을은 지하배수로가 많았다. 그리고 지하배수로에는 커다란 구렁이가 살기도 했고 비가와서 물이 역류할때면 수십,수백마리의 물고기들이 길 위로 쏟아져 나오기도 했다.

 

 

 

 

마을 노인들의 이야기에 의하면 왜정시대 이전부터 존재하던 것이라 하는데 자세한 이야긴 전해지지 않는다. 지하배수로 라고는 해도 사실 배수로가 아닌 자연적으로 지하수가 흘러 생긴 물길인지도 몰랐다. 아무튼 철수에게 그것은 중요한 이야기가 아니다. 심심하던 차에 재밌는 장난꺼리를 발견한 것이다. 그것도 자신의 작은 몸집이 통째로 들어갈만한 지하배수로를 말이다. 잠시 고개를 들고 부모님의 동정을 살핀 철수는 곧바로 지하배수로로 들어갔다. 그러나 발을 들여놓는 순간 땅인줄 알았던 곳이 푹 꺼짐과 동시에 수많은 물고기들이 날뛰기 시작했다. 이에 기겁한 철수는 밖으로 도망쳐 나옴과 동시에 엄마를 찾기 시작했다. 아직 아이인 철수에게 갑작스런 충격은 곧 눈물로 이어졌다.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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