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편의점에서 일하는 중이다 일한 지 반년이

Posted by 토이맨
2016. 6. 14. 15:45 카테고리 없음

 

 

 

 

 

 

 

그는 편의점에서 일하는 중이다 일한 지 반년이

 

 

 

 

 

 

 

 다 되어 가는 그의 손놀림은 빠르고 정확하나 그가 판 물건을 산 손님은 마음에 들지 않는 모양이다. 삼각 김밥을 계산대 앞에서 거칠게 뜯더니 김이 찢어졌다고 그를 고소하겠다고 한다. 그는 당황한 기색도 없이 손님이 하는 말을 가만히 들어주고 있다. 횡설수설 술에 취한 노인이 비틀거리며 들어와 자기 얘기를 풀어놓는다. 한참을 혼자 떠들어 댄 손님은 유니폼에 적힌 그의 이름을 부르며 담배를 달란다. 그는 별 대꾸도 없이 물건을 내주고 손님이 나가자 자신도 밖으로 나간다.

 

 

 

 

 

 

새까만 밤거리에는 오늘따라 사람이 많다. 주머니를 뒤져 담배를 찾는다. 한가치를 입에 물고 불을 붙이기가 무섭게 손님이 들어간다. 아쉬워할 것도 없이 하수도로 던져버린다. 진득한 시궁창을 따라 담배가 떠내려간다. 아직 입술에 닿았던 온기가 남았지만, 그것은 버림을 받았다. 마치 얼마 전 그의 모습처럼….

그는 다시 계산대 앞에 섰다. 누군가의 생일인지 손님은 케이크가 있는지 물어온다. 그는 케이크가 없다고 말하고 뒷말을 붙이지 않는다. 말이 길어지면 시비가 붙기 마련이다. 손님은 또 다시 케이크를 대신할 물건은 없느냐고 말한다. 그는 초코파이를 떠올렸으나 손님의 말이 가관이다.

“초코파이 같은 소리 하면 맞을 줄 아쇼.”

 

 

 

 

그는 손님의 말투가 듣기 껄끄러웠지만 참기로 했다. 결국, 손님은 초코파이 한 상자와 그가 권해준 하트모양의 초를 사서 나간다. 그가 보기에 퍽 웃겼는지 입가에 미소는 사라진 지 오래다. 손님이 온다. 손님이 나간다. 들어오고 나가기를 반복한다. 머물러 있는 건 그와 편의점에 놓인 물건들뿐이다. 그래도 물건들은 손님이 돈을 내고 사가기라도 하지, 그는 ‘뒷 근무자’가 오기 전까지 이곳에 머물러야 한다. 그는 한쪽에 놓인 의자에 앉아 라디오를 듣는다. 라디오는 그가 원하든 원하지 않던 소리를 뱉어 낸다. 그는 지루한지 종이컵에 커피를 타서 마신다. 라디오에서 시답잖은 사랑싸움을 주제로 토론하고 있다.

“웃기고 앉았네.

게시글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