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프카다 섬의 풍경과 자연이라고 적혀 있는

Posted by 토이맨
2016. 6. 15. 18:43 카테고리 없음

 

 

 

 

 

 

 

레프카다 섬의 풍경과 자연이라고 적혀 있는

 

 

 

 

 

 

 글자가 뚜렷하게 보였다. 책을 꺼내면서 레프카다 섬에 대해 생각했지만, 나는 레프카다 섬이 어디에 있는지 알지 못했다. 책을 도로 책장에 넣고는 서가를 둘러보았다. 문득 돌아보니 늙은 여인이 카운터 앞에서 밤을 깎고 있었다. 서점과 밤이라니, 그 어울리지 않는 두 개에 대해 괴리를 느꼈다. 이 서점 안의 책들은 사실 그녀가 밤을 깎듯 무언가를 깎아서 만든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서가를 계속 둘러보다 다시 레프카다 섬의 풍경과 자연앞에 서 있는 나를 발견했다. 잠깐 생각을 하고는 레프카다 섬의 풍경과 자연을 꺼냈다. 튼튼해 보이는 볼펜을 몇 개를 더 고르고 밤을 깎는 늙은 여인 앞으로 갔다. 늙은 여인은 밤을 깎는 손길을 멈추고 일어섰다. 나는 레프카다 섬의 풍경과 자연과 볼펜 값을 치르면서 그녀에게 물었다.

, 혹시 파시는 건가요?

늙은 여인은 의아한 표정을 지으면서 내 얼굴을 바라보았다.

파는 거라면 사고 싶어서요. 어머니께서 밤을 좋아하시거든요.

 

 

 

 

내 말에 늙은 여인은 경계의 표정을 풀고 활짝 웃어 보였다. 사실 내가 원했던 것은 밤이 아니라 그 미소일지도 몰랐다.

여인은 파는 것이 아니라고 말하면서, 검은 비닐봉지에 밤을 담아주었다. 나는 지갑에서 만 원짜리 한 장을 꺼내 내밀었지만, 그녀는 한사코 거절했다. 그녀는 나를 보고는 아들이 생각난다고 말했다. 그는 나와 비슷한 또래이며 지금은 멀리 미국에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는 그 말에 가볍게 웃음 지어 보이고는 고개를 살짝 숙이고 서점 밖으로 나갔다.

게시글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