놈은 천천히 속도를 내던 철수는 이내 움직이며

Posted by 토이맨
2016. 6. 16. 10:23 카테고리 없음

 

 

 

 

 

 

놈은 천천히 속도를 내던 철수는 이내 움직이며

 

 

 

 

 

 

 

 

걸리는 물고기는 송사리든 미꾸라지든 닥치는 대로 먹어치웠다. 김장바가지 안의 작은 웅덩이는 소리없는 아비규환의 ¥김장되었다. 작은 송사리부터 철수해서 보통메기들까지 왕메기가 움직이는 방향을 피해 살고자 내달렸다. 본래 메기란 매우 난폭한 육식어종이다. 자신의 영역를 내다른 메기가 들어올 경우 죽기살기로 싸우며 자기보다 작은 어류는 가리지 않고 잡아먹는게 메기란 놈이다. 그런데 여던 김장바가지 안의 메기들은 마치 초식동물김장육식동물을 피하듯 왕메기에게서 떨어지려고 움직이고 있었다. 덩치 차이가 크게 난다는 것을 감안하더라고 말이다.

 

 

 

 

 

 

 

그런 사정을 알리없는 아줌마 한명이 그 모습을 보고는 매운탕 끓이기 전에 고기가 고기 잡아무면 맛없는디... 굼기야 제맛인데...” 하며 입맛을 다시고 지나갔다. 사람들이 뭐라건 철수의 귀엔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몸의 모든신경은 오로지 왕메기에게 집중돼 있었다. 홀린 듯 왕메기를 바라보던 철수가 손을 뻗었다. 당연히 잡힐 리가 없거니와 김장바가지의 크기 때문에 물 표면에 손이 살작 닿을 뿐이었다. 짜증이 난 철수는 까치발을 하며 바가지 안으로 손을 뻗었다. 사단은 그때 벌어졌다. 철수가 김장바구니에 배를 걸치고 손을 뻗다 안으로 굴러 떨어진 것이다. 아줌마들중 누군가가 날카로운 비명을 질렀다. 흥겹던 잔치분위기는 순식간에 난장판으로 변해버렸다. 근처에 있던 아줌마 몇이 달려들어 바가지 안에 빠진 철수를 건져냈다. 난리통에 방안에서 담소를 나누던 노인들이 나왔다가 철수가 물에 빠졌다는 소리에 허둥댔다. 특히 철수네 가족들은 모두 다 철수 옆으로 달려갔다. 얼굴이 새파랗게 질린 것이 크게 놀란 것 같다. 다행히도 철수는 물에 빠지자마자 건져낸 덕분인지 물 조금 먹은 것 빼고는 별다른 이상이 없어 보였다.

 

 

 

 

아이가 별다른 이상이 없어 보이자 아줌마들의 특유의 입담이 살아났다. 큰일날 뻔 했다느니 옆의 새댁이 날래서 다행이라느니 같은 소리들이 철수네 집 앞마당을 휘감았다.

, 주둥이들 다물어! 애가 큰일 치렀는데 뭣들 하는 짓꺼리여!”

동네 노인들이 그런 분위기가 마땅찮았는지 큰 소리로 나무랐다. 철수네 마당은 다시한번 정적에 휩싸였다. 그런 분위기를 깬 것은 철수아버지였다.

보니까 물 먹은거 말고는 괘안은 것 같심더. 그래도 아가 마이 놀랐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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