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은 잘도 떠들어 댄다 그는 시계를

Posted by 토이맨
2016. 6. 17. 10:50 카테고리 없음

 

 

 

 

 

 

 

노인은 잘도 떠들어 댄다 그는 시계를

 

 

 

 

 

 

 

 

본다. 530분이다. 그는 노인이 없는 좌측 문으로 나가 담배에 불을 붙였다. 노인은 이제 자리에 서서 편의점 안을 손가락질하고 있다. 그가 나오지 않았다면 지금 그 자리에 있었을 것이다.

저 애새끼 봐라. 저 대학생은 취직 못 해서 저렇게 빌빌거리고 있다.”

그는 울화가 치민다. 욕지거리를 삼키면서 계산대로 향한다. 밖에서 떠들던 노인이 조용하다. 그는 노인이 돌아갔는지 확인하려 밖으로 나갔다. 노인은 편의점 밖 귀퉁이에 앉아 보이지 않는 사람과 속삭이고 있다. 그는 다시 편의점으로 들어와 물품을 정리한다. 정리가 끝나고 시계를 보니 6시다. 새까맣던 하늘이 옅어지는 게 보인다. 그는 이제 노인이 갔는지 확인하려 밖으로 나간다. 노인은 반쯤 남긴 소주병을 남기고 사라졌다. 그는 계산대 옆에 놓인 잔 컵을 꺼내놓는다. 그리고 그 길쭉한 원기둥에 술을 따른다.

망할 노친네

 

 

 

 

 

 

어느새 잔이 비워진다. 그는 연거푸 술을 들이켜다가 병이 비었음을 알고 병을 깨버린다. 언제 들어왔는지 뒷 근무자가 토끼 눈을 하고 그를 쳐다본다.

, 수고하셨어요.”

그는 말이 없이 짐을 챙기고 재빠르게 편의점을 나온다.

, 민망하게 시리, 딱 맞춰서 들어오냐?”

 

 

 

 

 

그는 전 여자 친구가 사준 자전거를 세워둔 곳으로 갔다. 남들은 오토바이나 차를 사 타고 다니지만, 편의점에서 일하는 그에게는 자전거가 생긴 것만 해도 굉장히 뿌듯한 일이었다. 그런데 자전거가 있어야 할 자리를 조금 지나쳤는데도 자전거가 보이지 않았다.

? 뭐지, 내가 다른데 세워놨나, 아닌데?”

그는 다시 갔던 길을 되돌아가 자전거를 찾았다. 그러나 자물쇠는 떨어져 있고 그 자리에 자전거는 없었다. 깜빡하고 자물쇠를 채우지 않은 그의 잘못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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