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이유에서 인지 그 빌딩은 거의 완성된 채

Posted by 토이맨
2016. 6. 23. 14:37 카테고리 없음

 

 

 

 

 

 

어떤 이유에서 인지 그 빌딩은 거의 완성된 채

 

 

 

 

 

 

 

버려서 있었다. 그곳이라면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피해도 주지 않은 채 죽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는 나는 기분이 그다지 나쁘지 않았다. 절망이나, 개운함도 아무것도 없었다. 그저 간단한 산책하러 나가는 느낌. 나는 죽음이라는 것은 그렇게 단순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버스 정류장에 도착하니까, 나와 비슷비슷한 옷을 입은 몇몇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의 표정은 즐거워 보이기도 했고, 우울해 보이기도 했으며 아무 표정도 없기도 했다. 나는 그 광경을 어디선가 본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어제도 그 모습을 보았고, 엊그제도 그랬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내가 없는 내일도, 모레도 영원히 그럴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그녀의 얼굴을 보았다. 그녀의 얼굴에서 나는 그녀에게 말을 걸어야 할 것 같다는 강박 같은 것을 느껴졌다.

 

 

 

 

 

지금도 나는 그것이 어디에서 기인했던 것인지 알 수 없다. 그러나 그때 특별할 것도 없던 그녀에게 말을 걸어야 한다는 충동을 강하게 느꼈다.

, 어디가?

나도 모르게 말이 입에서 나왔다. 그녀는 어리둥절한 듯이 내 얼굴을 바라보았다. 나는 할 말이 없어서 어물어물 거렸다. 나는 사실 그녀를 알고 있었다. 아니 그녀와는 친구라고 하기에는 그렇고 아예 모른다고 하기에도 애매한 그냥 아는 사이였다. 같은 반이긴 하지만 성격이며, 어울리는 무리가 달랐고, 그러다 보니 특별히 이야기할 일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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