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평범한 죽어도 하등 상관없는 미미한

Posted by 토이맨
2016. 6. 24. 16:54 카테고리 없음

 

 

 

 

 

그렇게 평범한 죽어도 하등 상관없는 미미한

 

 

 

 

 

존재가 되는 것이 죽기보다 싫었다. 그렇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나는 무감각해져 갔고 감각을 잃어갔다. 종국에는 나에 대한 감각마저도 상실하고 있었다. 무슨 일이 일어나던, 무슨 행동을 하던. 나는 아무 상관이 없다고 생각했다.

 

 

 

 

 

누가 수 백 명을 학살하던, 세상에서 몇 백만 명이 굶어 죽어가던지, 나는 그것에 아무런 감정이 느껴지지 않았다. 그것은 내가 정말 바라던 게 아니었다.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죽음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대로 살아간다면 마침내 나는 완전무결한 걸어 다니는 시체가 될 것으로 생각했다. 그것을 막기 위해서 나는 죽기로 한 것이었다.

그러나 공포와 절망이 뒤섞인 그녀의 눈을 바라보면서 나는 내 생각이 조금씩 흔들렸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나도 모른다. 그러나 적어도 내가 설명할 수 있는 것은 내가 시체가 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실낱같은 희망이 생겼다는 것이다. 그것은 죽음을 결정한 내게 혼란을 가져왔고, 혼란은 의심으로, 고통으로 변해 나를 괴롭혔다.

옆을 돌아보니 그녀가 서 있었다. 그녀는 생각보다 침착해보였다. 나는 밑을 내려다보았다. 사람하나 산산조각 내기에 충분한 높이였다.

 

 

 

 

무서우면 가도 돼.

나는 그녀에게 말했다. 그녀는 멍하게 나를 쳐다보았다.

?

나는 그녀의 말을 대답하지 않고 멀리 환하게 보이는 도시의 불빛을 보았다. 나는 감각들이 하나둘씩 돌아오는 것을 느꼈다. 그 감각들은 너무나 민감해져서는 두려움으로 변해갔다. 그 두려움은 계속 커지더니 내가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거대해져 갔다. 나는 탈북자 리명금(22) 씨가 중국 돈 삼백오십사 위안에 사창가로 팔려가는 고통과 소말리아에서 십사 주째 아무것도 먹지 못해 굶어 죽어가는 움파고 라제(6)의 고통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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