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당신을 이해할 수 없어요 더 이상 당신과

 

 

 

 

 

 

전 당신을 이해할 수 없어요 더 이상 당신과

 

 

 

 

 

 

 

 함께 지낼 자신이 없어요

어째서 아내는 날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한 걸까. 그동안 우리는 서로를 잘 이해하고 있는 부부라고 생각했는데. 나는 아내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아내 역시 내 의견을 잘 따라주었다. 다툼을 싫어하는 나와 온순한 아내는 서로 성격이 잘 맞는 편이었고, 덕분에 4년간의 결혼 생활에서 말다툼을 한 횟수도 한 손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내는 나를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나 역시 아내가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서로가 서로를 잘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했던 건 단순한 착각에 지나지 않았던 것인가? 우리가 함께 했던 시간들은 그저 모래로 쌓은 성에 지나지 않았던 것인가? 무엇이 그녀로 하여금 나를 이해할 수 없게 만들었고, 무엇이 나로 하여금 그녀를 이해할 수 없게 만든 것인가? 나로서는 도저히 그 해답을 찾을 수가 없었다.

 

 

 

 

잔디밭에 털썩 주저앉아 담배를 피워 물고 푸른 담배 연기 너머로 어둑해져가는 하늘을 쳐다봤다. 지나가던 경비교도대원들이 흘낏흘낏 쳐다보는 걸 느꼈지만 그런 걸 신경 써서 무엇 하리. 어차피 저 치들은 내게 말도 못 붙일 텐데.

어둠이 깔리는 하늘 너머로 아내의 얼굴이 떠올랐다. 생일 선물을 받고 기뻐하는 얼굴, 무심코 던진 농담에 화난 얼굴, 사랑한다는 말을 듣고 발갛게 달아오른 얼굴, 프러포즈를 받고 쑥스러워하는 얼굴, 결혼식장의 축포에 깜짝 놀란 얼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