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많은 것들을

Posted by 토이맨
2016. 7. 7. 13:00 카테고리 없음

 

 

 

 

 

 

 

 

지금까지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많은 것들을

 

 

 

 

 

 

 

 

 

 

 던져버리고 가는 것인데 왜 이렇게 편안한 기분인지 모르겠다. 이렇게 되니 어쩐지 그것들이 별로 중요하지 않더라는 생각이 든다. 데스크에서 여권과 항공권을 제출하며 나는 숨을 내쉬었다. 마치 지금 내쉰 숨이 마지막인 것처럼.

16시간 40분 후 나는 이집트 카이로에 도착했다. 현지시각으로 9시 10분이었다. 카이로는 지저분했지만, 활기가 넘쳤다. 그건 태양 냄새 때문인 것 같았다.

 

 

 

 

 

열기가 후끈, 얼굴로 달아오른다. 그녀는 텅 빈 차가운 가슴을 안고 평생 열기를 그리워했다. 그녀가 남긴 종잇조각들이 그것을 알게 했다. 그녀에게 부재한 열정을 뼛가루로나마 안고 싶어서 그녀는 사막을 선택했다고. 내 품에 안긴 그녀의 유골은 여전히 차갑다. 잠깐만 기다려. 나는 고양이에게 속삭이듯 그녀에게 속삭였다.

덜컹덜컹 아주 거친 버스를 타고 대여섯 시간을 달렸다.

 

 

 

 

 

몇 번이나 토할 것 같았고, 몇 번이나 품에 안은 그녀를 놓칠 뻔 했지만 포기할 수 없었다. 이를 악 물었던 것도 같은데, 하여튼 얼마 후 나는 사막에 도착했다. 버스는 나를 사막 한가운데 내려두고 가버린다. 이곳이 사하라 사막이었다. 엽서를 다시 한 번 들여다본다. 어쩐지 꼭 같지는 않지만, 그래 보아라. 이곳이 네가 그렇게 원하던 사하라 사막이다. 이글이글 공기가 움직이는 게 보인다. 그만큼 숨 막히게 뜨거운 곳이다. 폐부 가득 열기가 채워진다.

천천히 인적이 드문 곳으로 이동했다. 관광객들이 떠들어대는 곳을 등지고 조금씩 걸어 들어갔다. 관광객들의 소리가 작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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