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생각해보면 알 수 있다 그건 일종의 열등감에

Posted by 토이맨
2016. 7. 13. 17:05 카테고리 없음

 

 

 

 

 

 

 

지금 생각해보면 알 수 있다 그건 일종의 열등감에

 

 

 

 

 

 

 

 

 

의한 질투심’이었을 것이다. 윤희는 지금껏 자신이 살던 세계와 너무 다른 우리 집의 분위기에 위축되어있었다. 그 열등감이 ‘분노’로 위장되어 표출되었다는 걸. 그리고 그 분노 뒤에는 겁에 질린 한 아이가 있었다는 걸 이해했어야 하는 건데……. 그때의 나는 너무 어렸던 것이다..

윤희는 유달리 씻는 걸 싫어했다. 그냥 놔두면 며칠 동안 씻지를 않아 기름기가 흐르는 까치머리를 하고 있었다. 어머니는 그런 윤희를 앉은 자세로 억지로 안아서 머리에 따뜻한 물을 한번 붓고는 벅벅 머리를 감겼다.

 

 

 

 

 

그러면 윤희는 부끄럽지도 않은지 빨가벗은 채로 화장실에서 뛰어나와 도망 다녔다. 잡으러 나온 어머니의 얼굴에도, 옷에도 샴푸가 묻어있었다. 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씻고 나온 후 어머니가 준 과자를 오물오물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면 귀엽다는 생각도 들었다.

교도관이 다가와 어느새 면회 시간이 끝났음을 알렸다.

세준아 또 올게.

 

 

 

 

 

오든 말든.

세준은 들릴 듯 말듯한 목소리로 그 말을 툭 던지고는 안으로 들어갔다.

윤희가 온지 석 달이 지났을 무렵에는 나도 아버지도 윤희에게 두 손 두 발을 들고말았다. 안방에서는 부모님이 다투는 소리가 자주 새어나왔다. 아버지는 파양(罷養)을 원하셨고 어머니는 절대 그럴 수 없다고 맞섰다. 나도 솔직히 윤희가 다시 고아원으로 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윤희를 데려오게 된 건 나 때문이었지만 뜻밖에도 우리 가족 중 가장 강인한 사람은 어머니였다. 어머니는 윤희가 어떤 잘못을 해도 야단을 치지 않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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